일반인에게는 생소한 명칭인 관절와순(Labrum)이란, 우묵한 곳 와(窩)와 입술순(脣)자로서, 어깨 관절과 위팔뼈가 닿는 관절부위 가장자리를 입술처럼 둘러싸고 있는 연골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어깨 관절의 손상을 방지하고 움직임을 원활하게 해주는 보조적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이 와순에 위팔뼈에 붙어있는 상완이두근(이두박근)의 힘줄이 연결되어 있어서 격한 움직임이나 어깨를 심하게 부딪혔을 때, 특히 팔을 짚고 넘어지는 경우 와순 부위가 파열이 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이를 관절와순파열이라 합니다. 슬랩(SLAP)이란 Superior labrum Anterior to posterior 의 줄임말로서 관절와순 파열이 위쪽, 앞-뒷면 사이에 호발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일반적으로 관절와순파열은 30세 미만의 남자에게서 호발하고, 특히 야구선수, 배드민턴 선수 등 팔을 머리 위로 들어 낚아채는 동작을 하는 운동선수에게서 호발한다고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임상적으로는 연령대 상관없이 운동을 많이 하거나, 특히 팔을 짚고 넘어진 상황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체질적으로 어깨가 약하거나, 평소 섬유화 등으로 회전근개와 인대가 긴장되어 있는 상태에서 더 발생하기가 쉽습니다.

관절와순파열(SLAP)의 독특한 증상이 명확히 있는 것은 아닙니다. 움직임에 안정을 주는 구조물에 생긴 이상이므로 팔을 머리 위로 움직일 때나, 팔에 부하가 걸리는 운동을 할 때 특징적인 통증을 나타내지만, 증상만으로는 관절와순파열을 확진, 진단할 수는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어깨에 전혀 문제가 없다가 심한 운동 중 특정 순간 큰 통증을 느끼고 어깨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거나, 팔을 짚고 넘어진 후 어깨에 힘을 줄때마다 통증을 느끼게 되면 관절와순파열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관절와순파열의 경우 회전근개와 어깨관절의 문제를 동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므로 다양한 이학적, 영상적 진단과 함께 어깨 의료진의 어깨 상태 전반에 대한 정확한 감별진단이 필요합니다.

1. 얼마 전에 손을 짚고 넘어진 이후 어깨가 아픕니다. 관절와순파열인가요?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넘어지는 경우에 큰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례로 노인의 위험에 결정적으로 기인하는 것이 화장실 등에서의 낙상으로 인한 골반뼈 골절이듯이, 넘어지는 상황이 인체의 뼈, 관절에 큰 무리를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찬가지로 손을 짚고 넘어지게 되면 가볍게 넘어지더라 하더라도 각도와 높이 등의 경우에 따라 어깨에 큰 손상을 주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손상이 관절와순에만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회전근개에 충격을 주어서 일정부분 파열이 되는 상황도 많습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상황을 모두 진단하고 치료하지 않고, 관절와순만, 아니면 회전근개만 치료하게 되면 전체적인 치료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낙상 등의 상해 후 어깨통증은 어깨 의료진과의 전체적인 진단을 통해 정확한 감별진단이 되어야 합니다.

2. 관절와순파열이 있어 관절이 상했다고 합니다. 수술을 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SLAP은 상태에 따라 1형에서 4형까지 나눌 수 있으며, 다른 기준으로 상태에 따라 10가지 양상으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SLAP 의 정도에 따라 연령, 통증 등을 고려하여 수술이 더 나은 상황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SLAP은 비수술로 일상생활 및 운동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호전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수술의 필요여부, 향후 치료법 및 예후는 어깨 의료진이 여러 가지 영상적, 이학적 검사소견을 토대로 해야 판정할 수 있습니다.